문경시(시장 신현국)는 지난 8일 옛길박물관 제17기 <박물관 대학> 2차시 「옛길박물관 대표 소장유물 ‘출토 복식’」편으로 강의는 이은주 명예교수(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가 맡았다.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24년 기준 발견된 출토 복식은 전국 236건이며, 경북 22건, 문경 4건이 있다.
문경에서 출토된 2004년 평산신씨(16세기), 2006년 최진일가(16세기), 2010년 진성이낭(17세기), 2015년 민유항(17세기) 출토 복식 등이다.
이번 강의는 평산신씨 묘 출토 복식과 최진일가 묘 출토 복식에 대하여 중점되었으며, 옛길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은 원형 복제와 현상 복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문경 평산신씨 묘 출토 복식」은 2004년 3월 12일, 경상북도 문경시 산양면 연소2리에 소재한 평산신씨 묘를 이장하던 중 한 수의 미라와 함께 복식 관련 유물 70점(상의 19점, 하의 22점, 기타 21점)이 발굴되었다.
평산신씨 묘 유물은 다른 묘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유물이 포함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었다. 2007년 <중요민속자료 제250호>(현 국가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어 옛길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평산신씨 묘에서 출토된 주요 복식 사례는 단령형 원삼, 당저고리, 금선단 치마 등이다.
『상례비요(喪禮備要)』에 여상(女喪)에는 원삼(圓衫)이나 몽두의(蒙頭衣), 장오자(長襖子)를 입는다고 하였다. 이 옷들은 여자 습의 중에 가장 겉에 입는 옷이다.
1) ‘단령형 원삼(圓衫)’은 처음에는 여자 단령으로 대금형 원삼과는 다른 형태이므로 구별하고자 ‘단령형’이라는 접두사를 부여 사용한다. 당시 처음 발견된 여자 단령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소매가 짧고, 주름은 여자 단령의 특징으로 고름이 넓고 뾰족하다. 특히 이전 단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뒷길 단추(등단추)가 특징적이다. 커다란 옷의 여분을 줄이기 위한 방도로 사용되었다.
2) 연두색 ‘당저고리’는 평산신씨 묘 습의로 사용되었던 옷이다. 길이가 길고 옆선이 트인 장저고리의 일종인데 금선단(金線緞)을 특정 부위에 사용한 화려한 상의로 짐작된다. 학계에서는 깃과 도련 부위에 ⊔형으로 금선단을 두른 장저고리를 당저고리로 칭하고 있다.
3) ‘금선단 치마’는 단령형 원삼과 함께 습의로 착용하였던 치마이다. 금선단은 금사를 사용하여 짠 단직물이라는 뜻이다. 국화, 동백무늬 앞이 짧고, 다트형, 치마 폭이 5m정도로 당시에는 얼마나 화려한 옷이었는지 상상이 갈 것이다. 금선단을 사용해서 만든 옷들이 참으로 많지만 모두 부분적으로 장식하는 데에 사용하였을 뿐이다. 치마 전체를 금선단으로 만든 경우는 평산신씨 치마가 ‘유일’하다. 이것은 평산신씨 내외 어느 쪽이든 부자였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음은 「문경 최진 일가 묘 출토 복식」은 2006년 9월 16일, 전주최씨 문중에서 경상북도 문경시 영순면 의곡3리 도연마을 산 73번지에서 있던 3기(基)의 묘를 이장하였다. 묘주는 전주최씨 진(縝)과 그의 부인, 그리고 부부 묘의 아래쪽에 있던 전주최씨 문중의 남자였다.
최진 일가 묘에서 출토 유물들은 총 65점이다. 이 유물들은 16세기 중기의 문경지역 반가(班家) 남녀 의생활의 면모는 물론, 상장례 풍속을 이해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09년 1월에는 그러한 학술 가치가 인정되어 훼손이 심한 유물을 제외한 59점이 <중요민속자료 제259호>(현 국가민속문화유산)로 지정되어 옛길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최진일가 묘에서 출토된 주요 복식 사례는 족두리, 중치막, 액주름 등이다.
1) ‘족두리’는 최진의 부인 묘에서 처음 확인되는 16세기 8조각 족두리의 구조를 지닌 여모가 1점 수습되었다. 동 시대의 남녀용 소모자(小帽子)와는 달리, 앞으로 숙여진 형태이며 정수리에 원형 조각이 있다.
이 유물은 아청색 무문단(無紋緞)으로 만들어졌는데 안쪽에는 안감 없이 솜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일반적으로 족두리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좁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 유물은 좁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최진 부인의 여모는 지금까지 보고된 족두리 유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복식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2) ‘중치막’은 최진의 부인 묘 유물 중에서 16세기 초기 트임의 ‘처음’이라 점에서 가치가 있다. 양옆으로 트임이 있는 세 자락의 옷으로, 소매가 넓고 곧은 깃이 달리 남자포를 말한다. 그리고 좌우 길에 연결되어 있는 초기에는 옆선에 커다란 삼각무가 달려 있었으나, 17세기 후반부터는 점차 밑자락이 좁아지면서 무(武)가 필요 없게 됨에 따라 결국 무(武)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3) ‘액주름’은 겨드랑이에 주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자의 긴 상의로, 저고리보다는 길고 포 종류보다는 약간 짧다.
지금까지의 액주름에는 모두 겨드랑이에 사다리꼴 조각이 달려 있었다. 사다리꼴 무 아래에 주름을 잡은 옆 조각이 길과 연결되었다. 그러나 최진 묘의 액주름은 겨드랑이 아래에 사다리꼴 무(武)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최진 묘의 유물은 길과 소매의 연결선이 겨드랑이의 무와는 관계없이 밖으로 나가 달린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액주름 유물 중에 ‘유일’한 사례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출토 복식은 조선시대 묘에서 수습된 복식류 파악할 수 있으며, 출토 원인으로 『주가가례』 매장제도, 부패되지 않은 환경을 알 수 있으며, 그리고 조선시대 의생활문화, 조선시대 상‧장례 풍속, 조선시대 문화사 자료, 전통문화 재현‧고증 자료로 활용 등 사료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어지는 3차시(8월 22일) 강의는 「고문서가 전해 준 평산신씨 임하당(林下堂) 집안 이야기」이다. 강사는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박소희 연구위원이다.
기타 상세한 사항은 문경시 문경새재관리사무소 옛길박물관(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944) ☏054)550-8366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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