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호 문경시의회 의원은 2월 15일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에 앞서 “문경시 지역 특성에 맞는 재난대비 전략” 마련을 촉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했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문경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황재용 의장님과 동료 의원님 여러분, 신현국 시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영순‧산양‧산북‧동로 지역구 남기호 의원입니다.
안녕하셨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 깊은 의미를 가지는 요근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31일, 신기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두 분의 소방관이 순직하셨습니다. 故 김수광 소방장과 故 박수훈 소방교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하며, 추가적인 인명과 재산의 손실없이 화재가 진화된 것에 관계자들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수해‧산사태’와 같은 ‘자연재난’에서부터 ‘대형화재‧감염병’과 같은 ‘사회재난’까지, 재난의 종류는 광범위합니다. 개별적인 재난의 원인과 대처방법은 다르지만, 예방과 대처가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명과 재산의 큰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은 어떠한 재난이든 동일합니다.
예측하지 못한 대형 재해가 앞으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에 우리는 이제까지 겪었던 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비무환의 자세로 미래의 재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이에 ‘안전한 문경시’가 되기 위한 세 가지의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문경시만의 산사태 지도를 만들고, 문경시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여 자체적인 재난 대책을 강구하시기 바랍니다.
작년 7월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예천․문경․영주․봉화의 마을 14곳에서 2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큰 재난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때 산사태가 일어난 경북 북부권의 10곳 가운데서, 산림청이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지역’은 단 1곳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산림청의 산사태 예방지도만 믿고 손놓고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우리 문경시에서도 동로, 산북 등 북부권 지역은 개간 산지가 많습니다. 이러한 개간 산지는 특히나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변화하는 이상기후를 대비하고 우리 문경시의 지리적․생산적 특수성을 반영하여, 우리만의 산사태 위험지도를 만들고 특단의 재난 관리를 해야 합니다.
둘째, 문경시만의 실질적인 재난 매뉴얼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따라 문경시 또한 풍수해, 지진, 산사태 등 23종의 현장조치 매뉴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매뉴얼이 1년에 한두차례 비상연락망 개정 정도만 하는, 형식적인 매뉴얼이라는 점입니다.
문경시만의 지역 특성, 토질의 특성, 기후의 특성, 예를 들어 문경시만의 산사태 위험지도 라든가, 소하천 분포도라든가, 지난 10년간 인근에서 발생한 재난 분석 자료 등, 실제로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어야 합니다.
우수 매뉴얼 벤치마킹과 담당부서 회의, 필요하다면 관련 용역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실제로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그 매뉴얼 대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매뉴얼은 작성자만 보는 매뉴얼이어서는 안됩니다. 그 매뉴얼에 들어가 있는 유관 기관과 부서, 읍면동 재난 담당자와 민간 협력업체, 시민단체까지도 ‘재난이 발생했을 때 내가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 알 수 있는 매뉴얼이어야 합니다. 만들어진 매뉴얼 중 전파가 필요한 부분은 추려내서 관련자들에게 전달하고, 모든 관련자가 그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셋째, 재해 예방 시설물의 철저한 사전 관리와 민관의 협력을 통해 위기 대처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작년 장마에 전남 함평군의 한 수문 관리인이 수문을 살펴보러 나섰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수문 주변의 제초나 난간 설치 등 안전이 담보되어 있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습니다.
이러한 위험은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여름 영순 달지와 김용 지구, 영강이 범람했을 때 적시에 수문을 닫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1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수문을 닫는 훈련을 실제로 실시했습니까? 수문 주변의 제초는 미리 이루어져 있었습니까?
재난 예방 시설의 철저한 관리와, 수문관리인․산불감시원 등 지원 인력의 충분한 훈련은 재난 대비를 위해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자율방재단과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와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또한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방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난 대응 훈련은 몇몇 관계자만의 훈련이 아니라, 전 시민과 관련 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야 하며, 각 마을별로 훈련을 실시하여 오지의 고립된 마을들도 재해가 발생시 우왕좌왕하지 않고 평소에 훈련된 바대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갈수록 재난이 대형화․복합화 됨에 따라,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분야,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시민이 안전한 문경시’를 만들기 위해 드리는 충언을 흘려듣지 마시고, 지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실질적인 대처방안 마련을 통해 민과 관이 협력하는 재난 예방 대책을 마련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상으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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